나영석 피디, 이제 전국민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공한 방송인이 되었습니다.
예능MC 와 톱스타 게스트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되었지요.
그의 이름을 알린 8할은 '1박 2일'이었지만,
그의 자양분을 만들어준 8할은 대학시절 '연극반'이었다고 하네요.
그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던 그 시절의 느낌을
고스란히 1박 2일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꼈다고 합니다.
책 속의 내용은 1박 2일 시즌 1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아이슬란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예능 제작하는 과정의 에피소드와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교차적으로 보여줍니다.
결과와 관계없이 그 과정이 즐거운 곳.
거기에서는 뭔가 그리운 냄새가 났다. 한동안 잊고 있던 냄새.
그렇다. 대학시절, 연극반에서 나를 매료했던 그 때의 추억이
'1박 2일'에서 고스란히 되살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슬그머니 서랍을 열어본다. 거기엔 오래된 꿈이 담겨 있다.
'과정은 재미있고 결과물은 올바른 작업'.
이제 과정은 충분히 재미있어졌다.
결과물이 올바를 수 있으면 된다.
꿈을 이룰 시간이 된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나영석 / p.285
그 순간 '1박 2일'은 강호동의 프로그램도, 나영석의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빗소리와 웃음소리에 섞여 거기에 있는 모든 이의 마음의 소리가 순간 들리는 듯하다.
'우리는 모두 함께 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갑자기 내린 비는 차갑지만 유대감이라는 따뜻한 공기가 촬영장 전체를 감싸고 있다. 그렇게 번쩍 빛이 나는 순간이, 나는 매번 눈물이 날 정도로 황홀했다.
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나영석 / p.293
'외국인 노동자 특집'에서 제작진이 새롭게 시도한 형식이나 장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강백호가 말하듯, 왼손은 거들 뿐이다. 우린 그저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것 뿐이다. 그러나 이처럼, 가장 심플한 방식으로 던진 직구가 가장 큰 울림을 만들어낼 때, 제작진은 뿌듯하고 감격한다.
- 중략 -
마지막 가족이 입국했을 때 눈물을 흘리던 작가와 까르끼가 울 때 어깨를 들썩이던 호동이 형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분명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같은 생각을 하며 방송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나영석 / p.307
1박 2일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 단 한가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외국인 노동자 특집'입니다.
그 때의 감동은 지금도 선명할 정도로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책을 보면 나영석 피디의 평범하지만 소탈한 면모가 여실하게 드러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일을 하게 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지 보여줍니다.
저는 지금 심장이 쿵쾅거리는 일을 하고 있는 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습니다.
회사일이라는 게 항상 지루하고 어렵고 불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찾아보면 분명히 심장이 뜨거워지고 두근거리는 일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일들을 주도적으로 하게 되었을 때 회사일도 제법 할만 하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겁니다.
회사일이 루틴해지고 지루해진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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