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고객사 프로젝트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저는 수행 PM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고객사에서 내부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객사 PM이라고 부르지요.
우리회사 영업대표와 함께 고객사에 첫 미팅을 하러 갔습니다.
고객사 PM과 처음 만나게 되는 자리었어요.
미팅을 통해 상견례로 하면서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할 지를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분은 컨설팅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고객사의 프로젝트TF팀장으로 이직을 한 분이었더라고요.
이런 경우 프로젝트 수행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이 TF팀장은 후자의 경우였어요.
처음부터 우호적인 태도가 아니었습니다.
불만 가득한 목소리에 짜증섞인 말투에 약간 고압적인 태도가 섞여 있었어요.
보통 이런 첫미팅에서는 '서로 같이 잘 해봅시다'는 선에서 마무리짓고
이 후 좀 더 실무적인 단계로 접근합니다.
첫미팅부터 얼마나 잘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둥 당신네 대표이사와 내가 잘 아는 사이라는 둥
영양가 없는 소리가 대부분이었지요.
계속 듣다가 한마디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으신 건가요?"
"앞으로 잘 협업하도록 합을 맞춰보는 자리 아니었나요?"
굉장히 당황하고 놀란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더라고요.
"저는 이번 프로젝트 빠지겠습니다."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요.
우리측 영업대표를 통해 그 팀장께 사과만 하면 없던 일로 하고, 프로젝트를 잘 진행해보겠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사과할 일 없다고 했고, 그 프로젝트는 제가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아마도 그 팀장은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면서 자기 페이스대로 끌고 가려고 했고,
그동안 못해본 갑질을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초반에 바로 반박하고 빠져버리니까 엄청 당황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수행 PM을 투입하여 어찌어찌하여 프로젝트는 진행이 되었습니다.
저는 다른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하게 되어서 더이상의 관심은 끄게 되었습니다.
1년 정도 후 확인해보니, 그 팀장은 회사에서 짤렸다고 하더군요.
'자업자득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프로젝트라는 건 결국 신뢰의 문제입니다.
서로 합을 맞추면서 믿고 맡길 수 있으면 일은 어떻게든 잘 풀어갈 수 있습니다.
신뢰를 쌓기도 전에 어설픈 갑질을 행하려 한 그 팀장은 인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행사는 본질적으로 '을'스러운 입장이지만, 너무 저자세로 끌려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되 거만하지 않는 자세로 다가가면
'갑을'의 관계를 벗어나서 '협력'의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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