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문가영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소개 영상을 보고
원작소설이 있다는 걸 알았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 원작이 궁금해졌다.
상수, 수영, 미경, 종현의 사내연애 속에서의 변화되는 감정선이 너무 잘 묘사되어 있었다.
소설 마지막 부근에서의 수영의 캐릭터가 갑작스레 망가지는 바람에 안타까웠다.
내내 수영이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행복하기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드라마에서는 조금 더 다르게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소설을 보고 나서 드라마를 보니 여러가지 묘미가 있다.
드라마에서 표현되지 못한 배경도 있고, 소설에 없는 부분이 드라마에서 오히려 잘 연출된 부분도 있다.
상수와 수영의 관계 설정은 드라마 부분이 훨씬 임팩트있다.
상수와 미경을 대학 선후배 사이로 설정한 것도 드라마 부분이 더욱 자연스럽다.
소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추천할만하다.
2022년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었다.
아래 상수의 나레이션은 소설 속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상수의 생각을 너무 잘 압축하여 묘사하고 있다.
내게 있어 행복은 되돌리고 싶은 순간을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그때 아버지를 말렸더라면...
그때 아버지를 잡았더라면...
조금 더 빨리 달려갔더라면...
어떤 이의 죽음은 남은 사람의 삶을 바꾸고
평생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된다.
삶의 무게를 알아버린 사람은 늘 머뭇거리게 된다. 망설이게 된다.
드라마 "사랑의 이해" 4회 유연석 나레이션
상수는 찬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수영의 옆에 섰다.
버스 시간은 1분이 남아 있었다.
"왜 안 가." 수영이 고개를 들어 상수를 봤다.
울음을 참는 얼굴이었다.
어떻게 가냐는 소리가 터져 나오려는 것을 상수는 억지로 삼켰다.
"가기 싫어서." 좋아할수록 많은 것이 보이지만 그만큼 못 본 척 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기쁨과 슬픔은 함께 늘어난다. 상수는 그것을 처음 안 듯 느꼈다.
사랑의 이해 / 이혁진 / 민음사 / p.283
먹먹한 선율이 흐르자 아까 느낀 두려움이 다시 떠올랐다.
왜 아무 근거 없는 두려움을 느꼈을까? 왜 관계의 기로에 서 있는 미경을 떠올리기보다
눈앞의 수영이 사라질까 봐 조바심을 느꼈을까?
답은 명료했다. 수영이니까, 수영을 좋아하니까. 어쩌면 사랑하니까.
설명할 수 없었다. 스스로 생각해 봐도 미쳤다는,
미친놈이 된 것 같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았다.
사랑의 이해 / 이혁진 / 민음사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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