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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사랑의 이해 / 이혁진

by 만능목공풀 2023.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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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문가영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소개 영상을 보고

원작소설이 있다는 걸 알았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 원작이 궁금해졌다.

상수, 수영, 미경, 종현의 사내연애 속에서의 변화되는 감정선이 너무 잘 묘사되어 있었다.

소설 마지막 부근에서의 수영의 캐릭터가 갑작스레 망가지는 바람에 안타까웠다.

내내 수영이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행복하기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드라마에서는 조금 더 다르게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소설을 보고 나서 드라마를 보니 여러가지 묘미가 있다.

드라마에서 표현되지 못한 배경도 있고, 소설에 없는 부분이 드라마에서 오히려 잘 연출된 부분도 있다.

상수와 수영의 관계 설정은 드라마 부분이 훨씬 임팩트있다.

상수와 미경을 대학 선후배 사이로 설정한 것도 드라마 부분이 더욱 자연스럽다.

소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추천할만하다.

2022년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었다.

아래 상수의 나레이션은 소설 속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상수의 생각을 너무 잘 압축하여 묘사하고 있다.

 

 

내게 있어 행복은 되돌리고 싶은 순간을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그때 아버지를 말렸더라면...

그때 아버지를 잡았더라면...

조금 더 빨리 달려갔더라면...

어떤 이의 죽음은 남은 사람의 삶을 바꾸고

평생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된다.

삶의 무게를 알아버린 사람은 늘 머뭇거리게 된다. 망설이게 된다.

 

드라마 "사랑의 이해" 4회 유연석 나레이션

 

 

상수는 찬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수영의 옆에 섰다.

버스 시간은 1분이 남아 있었다.

"왜 안 가." 수영이 고개를 들어 상수를 봤다.

울음을 참는 얼굴이었다.

어떻게 가냐는 소리가 터져 나오려는 것을 상수는 억지로 삼켰다.

"가기 싫어서." 좋아할수록 많은 것이 보이지만 그만큼 못 본 척 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기쁨과 슬픔은 함께 늘어난다. 상수는 그것을 처음 안 듯 느꼈다.

사랑의 이해 / 이혁진 / 민음사 / p.283

 

먹먹한 선율이 흐르자 아까 느낀 두려움이 다시 떠올랐다.

왜 아무 근거 없는 두려움을 느꼈을까? 왜 관계의 기로에 서 있는 미경을 떠올리기보다

눈앞의 수영이 사라질까 봐 조바심을 느꼈을까?

답은 명료했다. 수영이니까, 수영을 좋아하니까. 어쩌면 사랑하니까.

설명할 수 없었다. 스스로 생각해 봐도 미쳤다는,

미친놈이 된 것 같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았다.


사랑의 이해 / 이혁진 / 민음사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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