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회사는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먹고 삽니다.
프로젝트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 기회에 경쟁사들도 같이 참여하기 때문에 수주를 위한 과정을 멀고도 험난합니다.
컨설팅회사에는 리더그룹이 있습니다.
이들은 프로젝트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빌드업시켜서 제안을 하고 수주를 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수주 후에는 팀을 구성하여 프로젝트매니져 또는 관리자로서 프로젝트 수행까지 담당하기도 합니다.
저도 주니어컨설턴트 시절이 있었고요,
그때는 리더그룹의 역할을 할 사람은 선천적으로 정해져있다고 생각합니다.
컨설턴트 입장에서는 본인이 맡은 업무 영역의 실무적 수행만 고민하면 되는데,
리더그룹의 역할은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책임쳐야 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어 보였죠.
난 때려 죽여도 저런 일은 못 할 것 같다. 아니 안 할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컨설턴트로서 6~7년 정도 경험이 쌓이니, 시니어컨설턴트 레벨로 올라가고 자신감도 확 생기는
시점이 왔습니다.
한 고객사에 프로젝트 기회가 생겨서 리더분과 함께 방문을 해서 미팅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미팅을 통해 요구사항을 듣고, 어떤 식으로 고객사의 요건들을 해결해 나갈 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리더분이 전반적인 과정을 리딩하고, 저는 서포트하는 성격이었죠.
첫 미팅 후 계속적으로 고객사와 미팅을 통해 요구사항들을 구체화하고 정리해 나갔습니다.
이 때는 한 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게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 지 감이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수개월이 지나고, 수십 회의 미팅을 통해 예산이 확정되고, RFP(제안요청서)가 나왔습니다.
고객사에서는 저를 따로 불러 요청을 하시더라고요.
만약 제안에 참여하게 되면 프로젝트매니져를 제가 담담해주면 좋겠다고요.
저랑 같이 준비하던 리더분은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럽지 않고, 프로젝트 성격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이더라고요.
그 때 참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이런 역할은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오랜 세월동안 자기최면을 걸어놨었기 때문이죠.
프로제트매니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회사에 돌아와서 리더분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보고를 했습니다.
당시 본부장은 고객사 입장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한번 해보자고 밀어 주셨습니다.
이렇게 된 마당에 피하지 말고 한번 부딪혀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제가 전면적으로 리딩하면서 프로제트를 준비해 갔습니다.
여러가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있었지요.
첫 미팅 이후 예산을 확정하고, RFP(제안요청서)를 받고, 제안 PT를 하기까지
무려 10개월이 걸렸습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기회는 경쟁입찰방식으로 관심있는 경쟁사들도 많이 참여했습니다.
10개월 동안 피땀어린 노력과 준비과정이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제일 잘 알고, 누구보다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제안PT 라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PT를 했습니다.
결국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건 프로젝트 수주를 했다고 보면 됩니다.
어지간해서는 협상과정에서 뒤집어지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회사에 결과를 통보하고, 같이 프로젝트 제안을 준비했던 팀원들께도
수주했다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긴장이 쭉 풀리면서 피로감이 밀려오더라고요.
마지막 일주일은 제안서 리뷰 및 제안서 제출 그리고 제안PT 를 준비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보냈었거든요.
그 때 어머니께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프로젝트 준비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신경이 예민해져서 어머니께 짜증도 내고 했었거든요.
"어머니, 프로젝트 수주했어요!"
"그래? 잘 됐다. 우리 아들 고생 많았네~"
그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올라왔습니다.
10개월 동안의 고생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시간과 노력에 대한 인정과 공감을 받았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한마디에 피로감이 싹 달아났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결국 부모님은 내 편인 것 같아요.
그러기에 항상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프로젝트 첫 수주 경험이 벌써 10년 가까이 되었네요.
그리고 그 때 저를 응원해주셨던 어머니는 이제 하늘나라에 계십니다.
요즘도 힘들 때가 가끔 있어요.
그럴 때면 어머니의 그때 한마디를 떠올리면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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