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컨설턴트들로 팀을 꾸려서 업무를 진행합니다.
일반 회사에서도 처음에 입사하면 사수가 배정되죠.
그 분한테 조금씩 조금씩 업무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합니다.
컨설팅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회사와는 조금 다른 점은 프로제트 투입 전에 충분히 배울 만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죠.
프로젝트에서 수행할 업무에 대해 OJT나 기본 교육으로 전수하기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현장이 곧 최고의 배움터"라는 마인드로
신입 컨설턴트도 현장으로 마구 보냅니다.
그들과 합을 맞추면서 프로젝트 업무를 전달할 사수 컨설턴트가 정해집니다.
프로젝트 현장은 참 바쁘게 돌아갑니다.
사수가 부사수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줄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일단 간단한 일부터 시키고, 조금 이해했다 싶으면 일을 덩어리로 조금씩 떼어줍니다.
어차피 전체 일을 다 맡길 수는 없습니다.
조금씩 덩어리도 일을 맡아서 하면서 여러 프로젝트의 경험이 쌓이면
전체 업무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과정이랄까요.
저는 컨설턴트로서 첫 발을 내 딛었을 때 아쉽게도 사수가 없었습니다.
컨설팅회사도 상황과 타이밍에 보면서 인력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저는 사수 컨설턴트 없이 혼자서 일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 때 고생담과 무용담은 책으로 써야 할 정도로 에피소드가 많았죠.
젊었을 때라 그런지 어떻게든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첫 프로젝트를 겨우 마쳤습니다.
돌이켜보니 그 때가 제일 퍼포먼스가 떨어지고, 만들어놓은 산출물을 지금 보면
얼굴이 화끈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3번 정도의 풀타임 프로젝트를 혼자서 수행을 해보니
깨달음과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신입 컨설턴트가 저한테 배정되었습니다.
저한테는 첫 부사수인 셈이죠.
초창기에는 '정신교육'에 집중했습니다.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기에 멘탈이 제대로 잡혀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알음알음 얻었던 지식들을 다 버리라고 했습니다.
그 얄팍한 지식을 붙잡고 있으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같이 회의도 들어가고, 업무 이해도를 확인해가며 조금씩 일을 맡겼습니다.
업무 센스가 있는 친구였더라고요.
이해도 빠르고, 손도 빠르고 고객 대하는 애티튜드도 좋고요
무엇보다도 스폰지처럼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좋은 컨설턴트가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벌써 10년도 훌쩍 넘은 이야기네요.
현재 그 친구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이스급 컨설턴트가 되어 있습니다.
회사도 다르고, 프로젝트도 같이 뛰지는 않지만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도 여러 신입컨설턴트들을 만나면서 양성을 해봤지만,
그 친구만큼의 느낌은 아니었어요.
저는 사수를 만나지 못해서 혼자 힘들고 어렵게 지식을 쌓아갔습니다.
그 지식과 노하우를 잘 습득할 수 있는 부사수를 만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더라고요.
좋은 사수를 만나면 좋겠지만, 좋은 부사수를 만나는 것도 엄청난 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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