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에 왔다.
제안을 준비했던 지난 4주간 과정이 눈에 선했다.
제안설명회를 시작으로 제안팀을 꾸리고, 협력업체를 선정했다.
제안목차를 짜고, 제안서류도 빠짐없이 준비했다.
고객사 프로젝트 관련 담당자와 Q&A하면서 제안과정 상 오차를 줄여갔다.
프로젝트 투입인력을 꾸리고, 부족한 인력은 외주인력으로 알아봤다.
제안전략을 구성하고 이에 대해 김전무의 컨펌을 받았다.
제안서를 리뷰하고 수정하고, 또 리뷰하고 수정했다.
컨설팅회사에서는 이 과정을 마사지라고 한다.
마시지를 하면 할수록 장표가 깔끔해지면서 핵심이 강조된다.
모든 과정에 한땀 한땀 나의 노력이 들어갔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줄 알았다면 시도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긴장이 풀리니 피로가 몰려왔다.
간만에 꿀잠을 잤다.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 입찰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다.
점심 이후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는데 초조했다.
하루종일 아무 생각도 없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김전무도 왔다갔다 하면서 나를 쳐다본다.
제안을 같이 준비했던 제안팀원들도 궁금한 듯 내 주위에 서성이고 있다.
태연한 척 하지만, 시간이 왜 이리도 안 가는지 조급하고 답답했다.
띠링. 노트북에서 메일도착 메시지가 떴다.
제목이 "OOO OOO 프로젝트 입찰 결과 발표"였다.
이번 프로젝트 입찰 참여에 감사드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메일 내용을 수차례 곱씹어서 읽어봤다.
꿈이 아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우리 회사가 수주한 것이었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고객사 프로젝트 기획 담당자였다.
"메일 내용 확인하셨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니 차주 월요일부터 기술협상하러 오세요."
수주결과에 대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김전무과 최상무에게 보고했다.
지난 3주간 동고동락을 같이 한 제안팀원들에게도 결과를 알렸다.
회사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고생했다 잘했다며 축하해주었다.
그래. 이런 느낌이구나.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것이.
그동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주하느라 애썼던 여러 본부장 및 리더분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간만에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오래 준비해왔던 프로젝트, 오늘 수주했어요."
"우리 아들, 고생 많았네~"
고생했다는 어머니의 한마디에 울컥하며 감정이 올라왔다.
회사가 아니었다면 아마 펑펑 울었을 것이다.
결코 녹녹치 않았던 지난 여정이 한꺼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눈이 오지는 않았지만, 하늘은 참으로 찬란했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 10여년 전 제안PT 경험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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